[디자인씽킹뮤지엄] 

디자인씽킹은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발명입니다. 디자인씽킹의 또 다른 의미 "사람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공감과 창의성을 내포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유익함을 전달한 디자인 유물과 그 속에 담긴 재미난 스토리를 만나보세요.


유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며 경험과 생각의 폭을 넓혔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국외 옥션에서 소장품을 낙찰 받는 경험과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흥정을 하며 소장품을 구매한 그 시간이 어린 딸에게는 콜렉션 수집 기간이 아니라 때로는 신나는 쇼핑 시간, 가끔은 지루한 물건더미 보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두 바퀴 띠동갑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디자인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대화를 이끌어 갔습니다. ‘이 저울은 황실 인장이 새겨진 귀중한 거야.’ 저울에 관심 없는 딸 눈에 무언가 구불구불한 그림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울의 철학에는 공(空)의 사상이 있지.’ - 안 물어봤는데. 안 궁금한데.- ‘유럽 저울에 새겨진 물고기 문양과 조선시대 물고기 모양 쇳대는 모두 다산과 풍요로움을 상징한단다.’ -물고기 알 때문에?  헐 징그러. 난 환공포증 있는데. 개구리알이 떠올라.


한국에 돌아가면 어머니는 인사동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범해 보이지 않은 숟가락들을 촬영 하여 외국에 있는 딸에게 보내고 1번 보롱이(집에서 아들이라 불리는 강아지 이름) 숟가락. 2번 보람이 숟가락. 3번 고려시대 숟가락이라며 선택지를 주는 엄마입니다. 공감을 바탕으로 한 관찰 능력인 디자인씽킹을 일상 속에서 학습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이런 현명함이 햇빛이라면, 살아남을지 시들어버릴지 모를 떡잎과 같던 제가 밝고 따스한 해의 빛을 받을 준비가 된 나무가 되었나 봅니다. 영국에서 박사 유학 시절  지원한 사립기숙사에 어렵사이 오퍼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이 기숙사는 런던 중심지에 위치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매우 클래식하게 운영됩니다. 기숙사 입소를 위해서 지도교수님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학생의 글을 평가합니다. 거주기간 동안 다양한 클래식 파티가 진행되며 전공 계열을 나누어 학생들의 지도교수님을 초청하고 해리포터 디너파티와 같은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행사를 주최하는 유일한 사립기숙사일 것입니다. ‘클래식하다’는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는 것, 반 바퀴 돌려 생각해보면 불편함이 도처에 공존하는 것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모던한 런던 집에서 클래식한 기숙사로 이사하고 직면한 큰나큰 문제가 발생되었습니다. 구매한 콜렉션을 모아 한국으로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기숙사에 들어오는 소포는 학생에게 바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 리셉션에서 받고 전달되는데 제 소포의 양이 많았고 제 공간이 이전 집에 비해 작아 유물을 둘 공간이 부족하였습니다. 방에 더 이상 놓아 둘 공간이 없어지면 리셉션에서 걸려오는 책상 위 전화벨 소리를 애써 못들은 척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콜렉션을 한국으로 보내는 날이 반복되며 불편함은 뿌듯함과 보람된 일이 되었고 점차적으로 소장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샘솟게 되었습니다. 


박사 졸업 후 귀국하여 전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내가 일한 노력이 경제적 소득으로 치환되고 생긴 첫 관심사는  어머니의 그 딸이 되어 내 컬렉션 collection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뿌듯해 하시며 인사동 어르신에게 데려갔습니다. 어르신은 그분 보물창고를 내게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사무실에 방문하여 어르신을 찾아뵈면 그분은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보물로 지정될 법한 값비싼 물건들을 만지며 배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청자를 만져 보았을 때 차가운 느낌이 없는 부분은 수리된 곳이란다. 이 청자의 색이 노란 이유는 오랜 세월 땅에 묻혀있었기 때문이란다. 청자 접시 위에 이 자국은 옛날 선조들이 접시를 구울 때 지지대를 세웠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잘 못 만들어진 것이 아니란다. 어르신의 소장품에 대해 배우면서 요청 드렸습니다. “어르신 저는 큰돈이 수중에 없으니 제 월급의 일부를 매달 드리겠습니다. 제가 보내 드리는 돈이 모여 그만한 값어치가 되었을 때 어르신의 물건을 주세요.” 꽤 긴 시간이 지나서야 어르신으로부터 첫 도자기를 받고 나만의 콜렉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승이자 친할아버지 같았던 어르신은 당뇨를 이기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어르신의 가족으로부터 부고 소식을 듣고 그분의 가르침에 보답하고자 “어르신의 관을 제 적금으로 제작해주세요.” 요청 드렸고 그렇게 어르신의 장례는 치러졌습니다.  어르신은 가고 안계시지만 그 분의 가르침은 박물관을 뿌리내리는데 거름이 되었습니다. 

 

디자인씽킹은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이슈에 접근하는 능력으로 예술과 테크닉을 결합하여 통찰을 만들어 내는 창조력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현명하고 유연하게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창의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디자인씽킹 스토리가 담긴 특별한 유물을 디자인씽킹뮤지엄에서 만나보세요.  


[디자인씽킹뮤지엄] 디자인씽킹은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발명입니다. 디자인씽킹의 또 다른 의미 "사람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공감과 창의성을 내포합니다. 사람들의 삶에 유익함을 전달한 디자인 유물과 그 속에 담긴 재미난 스토리를 만나보세요.